생각들/표현

잠이 오지 않는 밤에

Lazy System 2018. 7. 28. 01:43

몇 번의 주먹질을 마치고
라커룸으로 내려갔다
도마 위의 노곤함 벗어버리던 순간
또 다시 끌려나간다

유통기한 지난 권투장갑
홀연히 나타나
고요한 일상을 때려댄다.
별 생각없이 뱉은 마우스피스
오래 전부터 타액조차 말라있는데
퍽 퍽 퍽
이젠 쉬어도 되지?
자존심 버리고 바닥까지 침강하면

심판의 손을 잡고 마침내
목적을 달성한 선한 승리자
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배심원들의 함성소리
악역의 고통과 몰락은
이 세상의 모두에게
만족감과 후련함

넌 잘못했으니 끝없이 추락해도 싸
평생 죄책감 속에서 살길 바라
어딜 감히 악당이 행복하게 살아가?
고해성사와 같은 청문회에서
모두 내 잘못이다.
죄를 시인할수록
비틀어지는 나의 늦은 밤